[솔라투데이 박관희 기자] 천장에 대형 지구모형이 걸려있는 노원구청장실. “아름다운 녹색의 지구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 없이는 대물림하기 어려운 현실에 처했다. 인류의 위기 극복을 위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김성환 구청장은 말했다. 노원구에서는 지난 2014년 미니태양광 사업개시 이래 설치가구 1만3,000여 가구중 25% 이상을 차지하는 3,400가구의 보급실적을 보여 25개 자치구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사진 = 노원구청]

해외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 
대만, 홍콩 등 해외에서 노원구의 환경정책에 대한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화석연료를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다양한 에너지와 환경정책을 펼쳐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인류는 일종의 여섯 번째 멸종기로 접어들었다. 기후변화가 주된 요인인데,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해결방법이 화석연료를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며 "국가적인 정책이기도 하지만 자치단체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취지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원구는 마을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지구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녹색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전환, 친환경 도시농업, 자원순환 마을, 생태환경 교육 등 ‘4대 정책과제’ 20개 대표사업을 선정해 ‘녹색이 미래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고 에너지 자립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전체 주택의 80% 이상이 아파트로 구성돼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키 위해 베란다 미니태양광 보급을 시작, 노원구를 ‘태양의 도시’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된 노원구청 전경[사진 = 노원구청]

지난 2012년 2월 전국최초로 개관한 노원에코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649㎡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필요 에너지를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설계 되었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교육의 메카로 활용하고 있다.
2016년에는 379㎡ 면적의 2층 규모의 중랑천환경센터도 개관해 체계적인 하천 환경교육 실시, 주민의 자발적 참여형 하천 복원 모델 구축에 앞장서고 있으며, 마들체육공원 내 노원에코센터 주변에 46억년 지구의 시간적 역사를 지리적 길이개념으로 표현하는 ‘지구의 길’을 조성해 어린이, 청소년 및 주민들이 지구와 환경의 소중함을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태양의 도시 '노원'
노원구는 수락산과 불암산, 당현천과 중랑천 등 천혜의 환경을 갖고 있다. 환경의 보존과 또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자립과 효율화를 통한 화석연료의 감축이 가능해  ‘태양의 도시 노원’정책에 부합한다.
김 구청장은 "어쩌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녹색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지상과제일지도 모르는 절박함이 있다. 기후변화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동책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지금의 사업들을 확대·발전시켜 미래 세대가 건강한 지구에서 살도록 마을 단위에서의 노력을 실천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하반기 완공 예정인 에너지제로주택 조감도[사진 = 노원구청]

하반기 제로에너지주택 실증단지 완공 예정
국내 에너지는 건축분야와 수송 등의 소비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절감을 위해서는 건축물에서 화석연료를 제로화하기 위한 실험이 필요하고, 노원구는 제로에너지주택 실증단지에서 검증을 이뤄내고자 한다. 국토부 연구개발사업인 제로에너지주택 실증단지는  지난 2015년 10월 착공해 2017년 8월 준공예정으로, 작년 12월 골조공사를 마무리하고 현재 내부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현 시점의 공정률은 58% 수준이다. 121세대 입주자 모집공고는 올해 상반기 예정이며, 입주는 준공이후 9월로 예정돼 있다.
제로에너지주택 실증단지는 국내 최초로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주거생활에 필요한 냉방·난방·급탕·조명·환기 5대 에너지를 전량 자체 충당하는 친환경 주택단지로, 고성능 단열·창호 등 패시브(Passive) 기술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지열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의 액티브(Active) 기술을 활용해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단지 전체에 태양광패널은 총 1,284개가 설치되며 연간 약 38만kW의 태양광에너지를 생산해 지열히트펌프 가동을 포함한 단지공용부와 각 세대에서 사용하게 된다.

노원구 청백 아파트단지 미니태양광 구축 모습[사진 = 노원구청]

미니태양광 작년 기준 3,400가구 보급, 서울시 25% 차지
공동주택인 아파트가 주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노원구의 특성에 맞춰 서울시 최초로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추진해온 노원구는 2016년 말 기준 3,400가구의 베란다에 미니 태양광을 보급해 서울시 전체 1만3,000여 보급가구 중 약 25%를 차지하는 등 도심 속 에너지 생산의 모델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노원구는 미니태양광 설치 보조금을 가격대비 50%에서 75%로 확대 시행한다. 서울시 지원금과 구 지원금(5만원)과 함께 올해부터 국비 지원금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61만원짜리 260W 미니 태양광 설치시 자기부담금 14만5,000원만 내면 된다. 260W급 미니태양광은 월 20~25kWh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는 양문형 냉장고 한달 가동량이라 에너지 절감효과가 크다.
더불어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했을 경우 태양광 설치로 전기를 생산, 전기사용량을 절약하면 1~5만원 상당의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다. 설치된 미니태양광은 5년내 고장이 나면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서비스도 병행한다. 소모품인 인버터만 교체해주면 20년 동안 매월 전기료를 아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소형 발전사업자에 대한 지원 이뤄져
2011년까지 태양광발전사업 관련 제도는 FIT(Feed in Tariff, 생산전기 고정가격 구매제도)로서, 발전 사업을 통해 생산된 전력은 정부에서 전량 구매했던 방식에서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로 바뀌면서 신재생 인증서(REC)의 형태로 시장에서 거래됨에 따라 결국 대기업 등 규모가 큰 태양광발전 사업자 위주로 시장 환경이 바뀌게 되었다. 노원구는 이에 도심지에서의 소규모 태양광발전을 활성화하기 위해 소형발전사업자에 대한 지원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김성환 구청장은 "사실 태양광발전 사업이 규모가 확대되면서 대기업들이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영세기업들의 활동 무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지 않냐?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태양광 연계 ESS에 대한 관심 높아
김성환 구청장은 올해 역시 베란다 미니태양광 보급사업 및 관내 저소득층 에너지 복지를 위한 정책, 노원형 발전차액 지원제도 등 '태양의 도시 노원’을 만들어가는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하반기 제로에너지 실증단지 완공을 통해 주택부문에서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모델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한편으로 제로에너지 주택단지에는 ESS 구축이 예정되어 있지 않지만 태양광 연계 ESS에 대한 실증도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김 구청장은 "에너지의 사용 시간이 대부분 일몰 후에 집중되는 만큼 태양광발전을 통한 에너지생산과 소비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ESS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박관희 기자 (editor@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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